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만든 우리나라 고유의 역법입니다. 양력으로는 매년 약 15일씩 차이가 나지만 음력으로는 거의 정확하게 들어맞는데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농사를 지을 때나 날씨를 예측할 때 이 절기들을 많이 활용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24절기에 대해 그리고 대표적 절기인 입춘, 입하(하지), 추분, 동지에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절기란 계절의 변화를 알기 위해 만들어진 절기는 중국 주나라때 화북지방의 기상상태에 맞춰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답니다. 예를 들면 설날인 1월 1일은 새해 첫날이라는 의미지만 동지(12월 22일) 다음 날이기 때문에 작은 설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또한 한식날 역시 동지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동짓날 팥죽을 쑤어먹는 풍습처럼 한식날엔 찬 음식을 먹는답니다.
봄의 알리는 입춘
입춘이란 24절기 중 첫번째 절기로 봄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태양의 황경이 315도 일때이며 양력 2월 4일경입니다. 옛 중국에서는 입춘 15일간을 5일씩 3후로 나누어 초후에는 동풍이 불어서 언땅을 녹이고 중후에는 겨울잠 자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말후에는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입춘날 농가에서는 대문이나 집안 기둥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붙였는데 이를 춘축이라 합니다. 또한 이날 보리뿌리를 뽑아보고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입춘과 관련된 속담들 몇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입춘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말은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때가 되면 풀린다는 뜻이랍니다. 다음으로는 “입춘 거꾸로 붙였나” 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것은 ‘봄이 왔는데도 아직 춥구나’라고 하는 의미랍니다. 마지막으로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는 속담처럼 입춘 전후로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수도 있으니 방심하면 감기 걸릴 수 있으니 조심 하셔야 합니다. 입춘 전날인 음력 1월 11일 저녁 부터 입춘 당일인 2월 4일 아침 사이에 가정마다 기복적인 행사를 치뤄졌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종이에 글을 써서 문설주에 붙이거나 부적을 만들어 붙이기도 하고, 쌀가루를 반죽해서 햇불처럼 생긴 떡을 만들어 먹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행해졌답니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 하지
봄과 여름 사이인 계절이죠. 이 시기쯤 되면 항상 뉴스에서 나오는 단어가 있죠. 바로 “입하”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4절기 중 7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5월 6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4월에 해당됩니다. 옛날 사람들은 ‘여름이 시작되었다’라는 의미로 입하(立夏)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입하라는 말 그대로 풀이하면 초여름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까지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기 때문에 완전히 여름 날씨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상청에서도 이때 쯤이면 낮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더위가 찾아오기 시작한다고 보고있습니다.. 다만 올해는 평년보다 조금 늦게 찾아온 편이라 지금까지도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는 낮 시간이 일년 중 가장 긴 날입니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단어. 바다, 계곡, 수박 등 다양한데 저는 더위하면 딱 떠오르는 게 ‘장마’ 입니다. 장마는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내리는 비를 말하는합니다.
가을을 알리는 추분
24절기 중 열아홉번째 절기인 추분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기도 하답니다. 가을걷이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추분은 양력 9월 23일경으로 백로와 한로 사이에 들어있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기로 이날 이후로는 점차 밤이 길어지기 시작한답니다. 이 때쯤이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많아집니다. 그리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땅속에 굴을 파고 숨는다고 합니다.
가을엔 유독 벌레들이 많은데 이 이유는 여름동안 열심히 활동하던 곤충들이 기온이 내려가면서 따뜻한 곳을 찾아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을철에는 유독 많은 해충들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특히 말벌같은 경우에는 독성이 강해서 쏘이게 되면 위험하니 더욱더 주의 하셔야 겠습니다.추분즈음 해서 제철음식으로는 추어탕이 유명한데 미꾸라지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과 비타민 A,B,D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서 원기회복에 아주 좋다고 합니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많아서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고 피부미용에도 탁월하답니다. 겨울 준비를 위해 가을 추분에 몸에 좋은 제철음식으로 추위를 대비 해 보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겨울의 시작, 동지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동지입니다. 동지는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죠. 옛말에 '동지가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조상들은 동지를 작은 설이라 부르기도 했다고합니다. 이처럼 예로부터 특별하게 여겨졌던 동지이지만 최근에는 팥죽 대신 팥떡을 먹는 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동지를 기념하며 팥죽을 먹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태양의 부활이라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민간에서는 동지를 흔히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하여 크게 축하하였는데, 이것은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에요. 중국 주나라에서는 동지를 설로 삼았는데, 한나라 때부터는 역법을 만들어 동지를 정월로 삼고 매년 달력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이러한 풍속은 당나라까지 이어졌고, 신라시대에도 당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다고 합니다. 고려시대 이후 충선왕 원년(1309)에 원나라의 수시력과 명 나라의 대통력을 참작하여 만든 새 역법이 쓰였는데, 이때부터 다시 동지를 설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동지절사라고 하여 국가 차원에서 동지를 기념했다고 합니다. 왜 동지의 날짜가 12월 21일 이냐면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음력 11월을 농사철의 마지막 달로 여겼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날 보리 뿌리를 뽑아보고 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고 두 가닥이면 평년이며,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점쳤다고 하합니다. 한편으로는 옛날 책력 즉 오늘날의 달력 구실을 하던 책력에다가 절후를 표시해서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책력이 ‘농가월령가’ 등 농업책에 실려 전해 내려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농가월령가 2월령 내용을 살펴보면 “새봄이 돌아오니 만물이 회생하는구나 / 얼음 녹고 물이 흐르니 시내와 산 빛이 푸르구나” 라고 되어있습니다..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면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랍니다. 이렇듯 농민들은 일 년 열두 달 가운데 첫 번째 달인 정월보다는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뜻을 가진 입춘보다도 오히려 한겨울인 동지를 새해의 시작으로 보았던 것입니다.동짓날에는 팥죽을 먹는 날로 유명한데 팥죽은 붉은색, 붉은색하면 팥죽을 떠올릴 수 있으실겁니다. 붉은 색은 양색이기 때문에 음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귀신이 싫어하는 색깔이기도 하고 특히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린아이 근처에 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염병이 유행할 때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믿었고, 장독대에 팥을 뿌리면 잡귀가 물러간다고 믿었답니다.
지금까지 24절기의 대표적인 절기로 봄, 여름, 가을 , 겨울에을 알리는 입춘, 입하(하지), 추분, 동지에 대해 설명 드렸습니다. 달력에 조그만하게 써져 있는 절기들의 숨은 의미와 담긴 이야기를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흥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로 준비하겠습니다.